독서 후기, 추천 2

홍학의 자리 - 정해연 장편 소설

틈 날 때마다 지하철에 서서, 기차에 앉아서 읽던 소설. 한 번 읽기 시작하면 손에서 놓기 힘든 몰입감을 준다. 다만 주인공이 나와 정말 정반대의 도덕관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의 얕은 윤리의식이 드러나면 잠시 책을 덮었다 ㅎ.ㅎ..ㅎ 몰입해서 보느라 내가 너무 화나기 때문에 참을 수 없었다!! ㅎㅎ .ㅎ. 소설이라는 폼을 가장 잘 활용한 작품이 아닌가 싶다. 정방향으로 시간의 흐름대로 읽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독자들은 작가의 휘둘림에 그대로 휘둘려버린다. 스릴러와 미스터리물을 좋아해서 어지간한 유명한 작품들은 반전을 다 예상할 수 있었는데 이건 정말 끝의 끝까지 작가의 농간에 차곡차곡 놀아났다. 소설 전체를 관통하는 기묘한 빈틈이 있는데, 모든 장을 읽고 나면 이 빈틈은 하나로 뭉쳐져 완벽하게 끝맺음..

칵테일, 러브, 좀비 - 조예은 단편집.

칵테일, 러브, 좀비 조예은 짧고 간단한 후기. 약간은 습관처럼 들린 잠실의 서점에서, 웬 까리한 사람이 매대에 놓여있던 이 책을 한 손으로 들어서 보고 있었다. 다른 책들과는 달리 유독 작고 강렬한 표지색에 날아갈 듯 가벼운 종이 넘김 소리를 내었다. 그래서 책의 첫인상은 '힙 쟁이'였다. 책이 궁금해진 나는 다른 날에 방문한 다른 서점에서 이 책을 다시 만났고 그 자리에서 집어 들고 결제했다. 집으로 가는 지하철 안에서 첫 장을 열었다. 단편집은 '초대'라는 소설로 시작된다. 첫 문장부터 강렬하게 목에 걸린 가시에 대해 얘기한다. 어릴 적 누구나 겪어보는 불평등함, 커서는 또 다른 불평등함을 마주하며 주인공은 연신 목 안의 가시에 켁켁거린다. 사실 이 가시는 나와 같은 여성이라면 누구나 겪어봤을 메타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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